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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04 18:12
공성훈 작가 특강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656  

일시 : 2015년 4월 15일 수요일
시간 : 오후 1시 ~
장소 :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미대 1호관 303호 강의실
(조형예술대학5호관 강당으로 변경)

현실 속의 작가, 작가 속의 현실 

 
공성훈(작가,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 강의는 제 작품이 어떻게 현실에 반응해 왔는가 즉 현실이 작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반응하게 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저 자신을 사례로 들어 말해 보려 합니다. 좀 근사하게 말하면 ‘현대 미술에서 현실과 작가의 관계’가 이 특강의 주제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제 작품이 현실과 작가와의 관계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고 부분적인 단편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제가 제일 잘 아는 것이 제 작품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피카소(Pablo Ruiz Picasso)가 1951년에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와중에 비극적인 학살사건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학살 사건 중의 하나를 보도로 접하고 피카소가 그린 그림입니다.
한국미술사에 대한 제 기본적인 의문은 왜 우리나라 작가가 한국전쟁에 대해 그린 그림이 남아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긴 그렸는데 남아 있지 않든지 혹은 의도적으로 미술사에서 배제되었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어쨌든 한국전쟁에 관한 작품은 문학에도 있고 대중가요에도 있습니다.
한국전쟁-그토록 많은 고통이 있었고 지금도 끝나지 않은 비극을 다룬 미술작품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제게, 우리 사회에서 미술이란 분야가 현실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증거로 보입니다. 그림에 현실을 담아내면 저속한 것이 될까요? 고상하고 초월적이고 이상적인 그림이 되려면 현실을 추방해야 할까요?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술 작가도 현실을 동시대 사람들과 같이 살면서 그 현실에 반응하고, 자신의 세계관과 예술관을 형성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현실 속의 인간일 뿐입니다.